웨이팅이 길기로 유명한 집이 진짜 맛있는 걸까요, 아니면 유명세가 맛을 앞선 걸까요. 여의도에 일이 있어서 들렀다가 마침 옆에 화목순대국이 보였습니다.

예전에 지인한테 맛있다고 추천받았던 곳인데, 성시경 먹을텐데 방영 이후 웨이팅이 너무 길어졌다는 얘기에 선뜻 발길이 안 떨어졌던 곳입니다.
이번에 토요일 저녁 7시 반쯤 들렀더니 10분 웨이팅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느낀 솔직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웨이팅, 실제로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화목순대국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경도상가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롯데캐슬 바로 옆 건물이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영업 중단 시간, 즉 준비 시간)이 있습니다.

일요일은 정기휴무입니다. 여의도 식당들이 대체로 주말 휴무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웨이팅 대기가 심하다는 말은 익히 들었습니다. 건물 복도에 웨이팅 라인이 아예 따로 쳐져 있을 정도니, 얼마나 줄이 길게 서는지 짐작이 됩니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건물 밖까지 줄이 늘어선다는 이야기도 있고, 많이 기다리면 한 시간이 넘는다는 후기도 봤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겁을 먹고 오래 못 가봤던 건데, 제가 방문한 토요일 저녁 7시 반에는 10분이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웨이팅 팁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평일 점심시간(12시~1시)은 웨이팅이 가장 길다.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평일·주말 저녁 8시 이후에는 회전율이 빨라져 대기가 짧아지는 편입니다.
- 차량 방문 시 전용 주차장이 없으므로, 근처 공영주차장을 주차 앱으로 미리 결제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 웨이팅은 구 매장(본관) 앞에서 서고, 사장님이 자리가 나면 본관 또는 별관으로 안내합니다.
저는 별관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별관은 본관 옆 칸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음식은 본관에서 조리해 별관으로 가져다주는 방식인데, 솔직히 처음엔 이럴 거면 상가를 하나로 트는 게 낫지 않나 싶었습니다.
운영 효율보다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포 특유의 방식으로 보였습니다.
토렴식 순대국, 곱창전골 맛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화목순대국의 메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순대국(순대+내장), 내장탕(내장만), 순대탕(순대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은 기본 11,000원, 특이 12,000원입니다.
저는 순대국을 두 그릇 주문했습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토렴식 조리법입니다. 밥 따로를 원하시면 주문 시 미리 요청해야 하는데, 저는 그걸 까먹고 그냥 토렴식으로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팔팔 끓는 따로 국밥을 선호하는 편이라 살짝 아쉬웠습니다.
국물을 먼저 떠먹었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진한 사골 육수 느낌보다는 곱창전골을 팔팔 졸이기 전 단계의 맛이 났습니다.

이 집의 차별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 일반 내장보다 돼지 소창, 즉 돼지 알곱창(소장 중에서도 지방이 붙어 있는 부위)이 매우 많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일반 순대국이 아니라 곱창전골에 가까운 풍미가 나는 것입니다.
곱창전골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분명 호일 것 같았습니다.
다만 함께 간 일행은 곱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첫 한 모금에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습니다.
국물과 달리 순대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당면순대가 아닌 찹쌀순대 스타일로, 식감이 쫄깃하고 속이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곱창이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순대탕만 주문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반면 깍두기 무는 시원하게 익은 맛 자체는 좋았는데, 익은 정도를 넘어서 입에서 바로 물러지는 식감이 좀 걸렸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신경 쓰였습니다.
곱창 좋아하면 호, 아니면 불호 결국 취향의 문제다
맛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물이 진하고 깊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사골 육수 특유의 묵직한 진함보다는 가볍고 깔끔한 곱창 국물의 풍미로 느꼈습니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기대치가 어디에 있느냐의 차이로 보입니다.
양에 대해서도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여성인 저도 다른 순대국집보다 적게 느껴졌습니다.
양이 많은 편이라는 의견도 있고, 적다는 의견도 있는 걸 보면 다른 집과 비교하는 기준이 각자 다른 것 같습니다.
많이 드시는 분들은 처음부터 특으로 주문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식사 내내 분주한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연세 있으신 사장님이 반찬이 비면 먼저 물어보고 리필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노포 특유의 투박한 친절함이랄까요. 그게 이 집이 오래된 이유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참고로 화목순대국은 여의도 본점 외에 광화문에 1호점 분점을 오픈했다고 하니, 여의도까지 가기 어려운 분들은 광화문점을 먼저 확인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화목순대국은 곱창전골 풍미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분명히 호인 집입니다. 반면 일반적인 순대국의 담백한 국물을 기대하고 가면 처음엔 낯설 수 있습니다.
저는 알곱창을 좋아해서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었지만, 아직까진 제가 자주 가는 다른 찹쌀순대 전문점이 더 입에 맞는 건 사실입니다.
웨이팅이 부담스러웠다면 저녁 7시 이후 방문을 권합니다. 줄 서는 시간보다 먹는 시간이 짧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금방 먹고 나오게 되는 집이지만, 여의도 노포라는 이유만으로도 한 번쯤 경험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